2018년 9월 4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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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도시 중심부에 광장이 하나씩 자리하듯 마카오 반도 한복판에는 세나도 광장(Largo do Senado)이 있다. 홀쭉한 삼각형 모양의 그리 넓지 않은 광장에는 포르투갈이 마카오를 점령하던 시절에 깐 물결무늬 타일 칼사다(cal?ada)가 바닥에 깔려 있고, 그 위로 여행자와 현지인이 쉼 없이 오간다. 이곳을 따라 30곳의 유네스코 문화 유산이 남북으로 흩어져 있어 마카오 역사지구(Historic Centre of Macau)의 중심을 이룬다. 또 골목마다 기념품 상점과 카페, 레스토랑이 즐비한 덕에 광장은 마카오 역사지구 탐방의 시작점으로 손꼽힌다.


 겨울을 제외하고 연중 후덥지근한 마카오. 비교적 덜 뜨겁고, 덜 붐비는 오전 무렵 세나도 광장에서 여정을 시작해보자. 역사지구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전부를 돌아보려면 적어도 한나절은 필요하다. 각 건축물 사이를 잇는 길 대부분이 택시나 버스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 도보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마음에 드는 구역을 하나 정해 움직이는 것은 이 지역을 여행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세나도 광장 북쪽은 대표적인 문화유산이 모여 있어 초행자에게 딱 맞는 코스다. 먼저 광장 북쪽 끝에 자리한 성도미니크 성당(St. Dominic’s Church)을 지나 좁은 골목 안으로 들어서면 잿빛의 로우카우 맨션(Lou Kau Mansion)이 기다린다. 1889년에 지역 중국계 거상 로우 와시오(Lou Wa Sio)가 지은 이 2층짜리 가옥은 남유럽 양식과 중국 청나라 양식이 절묘하게 섞여 있다. 안뜰은 좀 더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벽면과 문 등 실내 곳곳에 새와 꽃 조각 장식으로 섬세하게 가꾼 흔적 또한 인상적이다.


 광장 주변을 배회하던 대부분의 여행자는 결국 1곳으로 모이게 된다. 마카오 역사지구의 상징이라 할 성바울 성당 유적(Ruins of St. Paul’s). 계단 아래 골목 끝자락에서 처음 윤곽이 보일 때에는 웅장한 풍채를 떠올리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오직 정면 파사드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7세기 초 예수회 성당으로 지은 이곳은 이후 포르투갈 군부대가 주둔지로 사용했고, 19세기 중반 화재로 정면부를 제외하고 모두 소실되고 말았다. 처연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주는 현재의 모습이 도리어 마카오의 랜드마크로 남은 이유가 아닐까?



로우카우 맨션 무료, 주말 가이드 투어 운영(사전 예약 필수, 853 6234 6441)

성바울 성당 유적 무료(뮤지엄 포함)



Breakfast

세나도 광장 주변의 간식



세나도 광장 주변은 군것질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로우카우 맨션이 있는 세 거리(Travessa da S?)에는 꼬치 거리가 형성되어 있고, 바로 아래에 자리한 상도밍구스 거리에는 우유 푸딩과 전주나이차, 세라두라를 맛볼 수 있는 카페가 곳곳에 자리한다. 또 성바울 성당 유적으로 향하는 상파울루 거리(Rua de S?o Paulo)에서는 육포와 땅콩 쿠키를 파는 상점에서 시식을 하며 기념품을 구입해도 좋다.

몬테 요새에서 바라보이는 마카오 구시가 너머의 그랜드 리스보아.



마카오 여인이 포르투갈 남성에게 꽃을 전하는 동상은 두 나라의 우애를 상징한다.



파스텔 톤 포르투갈 건축물로 둘러싸인 세나도 광장.





오후 뉴웨이브 아트 신


성바울 성당 유적과 맞닿아 있는 몬테 요새는 하나의 분기점이다. 성당 유적 앞에서 카메라를 꺼내 인증샷을 남기던 방문자 대부분은 계단 아래로 되돌아가고, 그중 일부만 몬테 요새까지 오른다. 성바울 성당 유적부터 강 건너 중국 영토인 주하이(珠海),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형상화한 그랜드 리스보아(Grand Lisboa) 호텔까지. 마카오 반도 전경이 파노라마로 내려다보이는 이 근사한 전망대를 그냥 지나치기에 좀 아쉽다. 게다가 요새 위를 가벼이 산책하는 것은 물론, 마카오 역사를 총망라한 마카오 박물관(Museu de Macau)을 돌아보며 느긋한 오후를 보낼 수 있으니까. 좀 더 호기심 강한 여행자라면 언덕 반대편 길을 택해 여행을 계속 이어가보자.


몬테 요새 너머에서는 마카오 예술계의 숨은 명소를 발견할 수 있다. 굵게 ‘S’자를 그리는 아르틸레이로스 길(Caminho dos Artilheiros)을 따라 내려가면 성라자루스 성당(St. Lazarus Church) 근방에 다다른다. 성당 자체는 큰 볼거리는 아니지만, 주변은 그야말로 예술적 영감으로 가득하다. 올드 레이디스 하우스(Old Ladies House)라 불리기도 하는 알베르게 SCM(Albergue SCM)을 거점으로 다양한 전시가 열리는 문화 예술 공간이 곳곳에 자리하는 것. 포르투갈 스타일의 오래된 건축물이 자갈길 위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유럽의 소도시를 거니는 기분도 든다.


성 라자루스 성당주변에서 예스카지노 시작한 예술적 기운은 마카오 북부 곳곳으로 퍼져 나가는 중이다. 작년 9월 기존 올드 레이디스 하우스에서 마카오 디자인 센터(Macau Design Center)로 자리를 옮겨 사무실과 숍을 함께 운영하는 라인스 랩(Lines Lab)도 그중 하나. 마카오 태생의 포르투갈 인 마누엘 CS(Manuel CS)와 클라라 브리투(Clara Brito) 부부가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다. “마카오는 리스본과 얼핏 닮았지만 더 유쾌한 곳이죠. 새로운 시도에 늘 관대하거든요.” 브리투는 라인스 랩이 패션 제품을 만드는 데에 머물지 않고 광장의 벤치 제작 등 다방면의 마카오 도심 재생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덧붙인다.


옥스 웨어하우스(Ox Warehouse) 또한 2003년 올드 레이디스 하우스에서 시작한 비영리 아트 갤러리다. 과거 도축장이던 곳을 근사한 전시 공간으로 바꾸었는데, 마카오와 홍콩을 비롯해 아시아 신진 아티스트의 작업을 지원한다. 마침 다가오는 주말부터는 우리나라 이기호 작가의 공예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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